창세기 더 깊이 ㊴ 셈의 족보 · 이 족보에는 왜 죽었다는 말이 한 번도 없을까? (창세기 11:10~26)
함께 공부한 성경 이야기를 한 편씩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는 시리즈입니다. 예배·수업·SNS에 자유롭게 쓰실 수 있는 이미지도 함께 올립니다.
셈의 족보는 이러하니라 셈은 백 세 곧 홍수 후 이 년에 아르박삿을 낳았고 아르박삿을 낳은 후에 오백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아르박삿은 삼십오 세에 셀라를 낳았고 셀라를 낳은 후에 사백삼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셀라는 삼십 세에 에벨을 낳았고 에벨을 낳은 후에 사백삼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에벨은 삼십사 세에 벨렉을 낳았고 벨렉을 낳은 후에 사백삼십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벨렉은 삼십 세에 르우를 낳았고 르우를 낳은 후에 이백구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르우는 삼십이 세에 스룩을 낳았고 스룩을 낳은 후에 이백칠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스룩은 삼십 세에 나홀을 낳았고 나홀을 낳은 후에 이백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나홀은 이십구 세에 데라를 낳았고 데라를 낳은 후에 백십구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데라는 칠십 세에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더라
창세기 11:10~26
1. 흩어진 세상 뒤에 나오는 이름의 목록
바로 앞 이야기에서 사람들은 바벨에서 탑을 쌓다가 말이 서로 통하지 않게 되었고, 온 땅으로 흩어졌습니다(11:9). 그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본문은 곧바로 이름의 목록을 펼칩니다. “셈의 족보는 이러하니라”(11:10). 셈은 홍수 때 방주에 탔던 노아의 세 아들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족보는 한 집안에서 누가 누구를 낳았는지 대를 따라 적은 기록입니다. 오늘 본문은 셈에서 시작해 아홉 대를 내려가, 데라가 세 아들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다는 말로 끝납니다(11:26). 아브람은 바로 다음 장에서 하나님이 부르시는 사람이고, 뒤에 아브라함이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그런데 이 족보를 창세기 5장에 나오는 아담의 족보와 나란히 놓고 읽으면, 눈에 띄는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5장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의 기록이 ‘죽었더라’로 끝났습니다. 11장의 이 족보에는 그 말이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물음이 생깁니다. 셈의 족보에는 왜 죽었다는 말이 한 번도 없을까요? 이 족보는 무엇을 보여 주려고 이렇게 적혔을까요?
2. 숫자만 이어지는 지루한 목록일까
솔직히 족보는 성경을 읽다가 가장 건너뛰고 싶어지는 대목입니다. 처음 듣는 이름에 나이와 햇수만 이어지니, 무엇을 붙들고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이 많습니다. 오늘 본문도 겉보기에는 아홉 사람의 기록이 같은 틀로 되풀이되는 목록입니다.
그런데 이런 목록일수록 무엇이 되풀이되는지, 그리고 무엇이 빠져 있는지를 보면 길이 열립니다. 5장의 한 사람 기록과 11장의 한 사람 기록을 차례로 읽어 보겠습니다. 먼저 5장의 아담입니다.
“아담은 셋을 낳은 후 팔백 년을 지내며 자녀들을 낳았으며 그는 구백삼십 세를 살고 죽었더라”(5:4~5)
이번에는 11장의 아르박삿입니다.
“아르박삿은 삼십오 세에 셀라를 낳았고 셀라를 낳은 후에 사백삼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11:12~13)
두 기록은 앞부분이 거의 같습니다. 몇 살에 아들을 낳았고, 그 뒤로 몇 해를 더 지내며 자녀를 낳았다고 적습니다. 차이는 끝에 있습니다. 5장은 ‘그는 몇 세를 살고 죽었더라’로 한 사람의 기록을 닫습니다. 11장은 ‘자녀를 낳았으며’에서 멈추고, 곧바로 다음 사람으로 넘어갑니다.
3. 조금 더 깊이 · 끝을 적지 않고 다음 이름으로
답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셈의 족보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어떻게 끝났는지를 적는 족보가 아니라, 생명이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적는 족보입니다. 이 족보는 ‘죽었더라’를 한 번도 쓰지 않고 ‘낳았고’만 이어 가며, 바벨에서 흩어진 세상 한가운데서 한 줄기를 따라 아브람에게 닿습니다. 사람들이 흩어진 뒤에도 하나님의 이야기는 끊기지 않고 한 사람을 향해 이어집니다.
먼저 5장이 어떤 족보였는지 다시 보겠습니다. 5장에서 ‘죽었더라’는 여덟 번 나옵니다. 아담, 셋, 에노스, 게난, 마할랄렐, 야렛, 므두셀라, 라멕의 기록이 모두 이 말로 끝납니다. 에녹의 기록만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5:24)로 다르게 끝납니다. 마지막 노아의 기록은 세 아들을 낳았다는 말(5:32)에서 멈추었다가, 9장 29절에 가서 ‘죽었더라’로 닫힙니다. 그 앞 3장에서 하나님은 사람에게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3:19)라고 말씀하셨습니다. 5장의 족보는 그 말씀대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을, ‘죽었더라’를 여덟 번 거듭 들려주며 보여 주었습니다. 아이는 태어났지만, 에녹을 빼면 한 사람 한 사람의 기록은 결국 죽음으로 닫혔습니다.
11장의 족보에서는 그 말이 사라집니다. 셈부터 데라까지 아홉 사람의 기록 어디에도 ‘죽었더라’가 없습니다. 5장에서 한 사람마다 적었던 ‘그는 몇 세를 살고’ 같은 평생의 햇수도 없습니다. 남은 것은 ‘몇 세에 누구를 낳았고’와 ‘그 뒤로 몇 해를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두 줄뿐이고, 마지막 데라의 기록은 첫 줄로 끝납니다.
이것이 그 사람들이 죽지 않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본문은 바로 다음 대목에서 하란이 그 아버지 데라보다 먼저 죽었고(11:28), 데라도 하란이라는 곳에서 죽었다고(11:32) 다시 적습니다. 왜 5장과 달리 이 족보에는 죽음을 적지 않았는지는 본문이 직접 설명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렇게 적은 결과, 이 족보에서는 어느 이름에서도 이야기가 멈추지 않습니다. 이름 하나가 끝나는 자리마다 다음 이름이 바로 이어집니다.
그러니 이 족보는 지나간 사람들을 하나씩 정리해 두는 묘비의 목록이 아닙니다. 흩어진 세상에서 아브람에게로 가는 길입니다. 그리고 그 길 끝에서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12:1)라고 말씀하시며 새 이야기를 시작하십니다.
4. 낱말 풀이 · 톨레도트 · 하야 · 무트
구약 성경은 처음에 히브리어로 쓰였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히브리어 낱말 세 개를 짚어 보겠습니다.
① 족보 · 톨레도트(תּוֹלְדֹת). ‘낳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말로, 뜻을 그대로 옮기면 ‘낳은 것들’, 곧 한 사람에게서 이어져 나온 이야기입니다. 창세기는 이 말을 큰 이야기가 바뀌는 자리마다 제목처럼 붙입니다. ‘하늘과 땅의 내력’(2:4), ‘아담의 계보’(5:1), ‘노아의 족보’(6:9), ‘노아의 아들 셈과 함과 야벳의 족보’(10:1)가 모두 이 낱말입니다. 오늘 본문의 ‘셈의 족보’(11:10)도, 바로 이어지는 ‘데라의 족보’(11:27)도 그렇습니다. 셈의 족보가 끝나는 곳에서 데라의 족보가 시작되고, 데라의 족보 안에서 아브람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말이 붙은 자리마다 이야기가 다음 사람에게로 넘어갑니다.
② 살다 · 하야(חָיָה). 오늘 본문에서 11절부터 26절까지 열여섯 절 모두에 이 동사가 한 번씩 나옵니다. 우리말 성경에서는 ‘삼십오 세에’, ‘오백 년을 지내며’처럼 옮겨져 잘 보이지 않지만, 히브리어로 읽으면 ‘삼십오 년을 살고 셀라를 낳았고’, ‘오백 년을 살며 자녀를 낳았으며’라는 말입니다. 이 족보에는 ‘살았다’가 열여섯 번 나오고 ‘죽었다’는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③ 죽다 · 무트(מוּת). ‘죽다’의 기본형이 무트입니다. 5장의 ‘죽었더라’는 히브리어로 와야모트(וַיָּמֹת)라는 한 낱말입니다. 이 동사에 ‘그리고’가 붙어 ‘그리고 그가 죽었다’라는 뜻이 됩니다. 창세기에서 이 낱말은 5장에 여덟 번 나온 뒤 9장 29절, 노아가 죽었다는 기록에 한 번 더 나옵니다. 그 뒤로 이 낱말은 10장의 족보와 바벨 이야기를 지나 오늘 본문 열일곱 절이 끝날 때까지 한 번도 나오지 않다가, 11장 28절 하란의 죽음에서 다시 나옵니다. 오늘 본문은 ‘살았다’와 ‘낳았다’만으로 아홉 대를 지나 아브람에게 이릅니다.
5. 한 가지 더 · 넓게 퍼진 족보에서 한 줄기로
셈의 자손은 바로 앞 10장에서 이미 한 번 소개되었습니다. 거기서는 셈의 아들 다섯을 모두 적었고(10:22), 에벨의 두 아들 가운데 벨렉의 아우 욕단에게서 난 열세 아들의 이름까지 하나하나 적었습니다(10:25~29). 10장은 셈의 집안이 여러 갈래로 넓게 퍼져 나간 모습을 보여 주는 족보였습니다.
11장은 같은 집안을 전혀 다르게 적습니다. 한 대에 한 사람의 이름만 남깁니다. 셈의 아들 다섯 가운데 아르박삿 한 사람, 에벨의 두 아들 가운데 벨렉 한 사람만 따라갑니다. 나머지 아들딸들은 ‘자녀를 낳았으며’라는 한마디 안에 담깁니다. 이 말은 오늘 본문에 여덟 번 나옵니다. 그 자녀들도 분명히 있었지만, 본문은 그들의 이름을 적지 않고 한 줄기만 계속 따라갑니다.
그리고 그 한 줄기는 5장의 끝과 꼭 닮은 모습으로 끝납니다. 5장은 “노아는 오백 세 된 후에 셈과 함과 야벳을 낳았더라”(5:32)로 끝났고, 오늘 본문은 “데라는 칠십 세에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더라”(11:26)로 끝납니다. 아담에서 노아까지 이름이 열 개였고, 셈에서 아브람까지도 이름이 열 개입니다. 두 족보 모두 세 아들의 이름으로 끝나고, 그다음에 하나님이 한 사람과 함께 새 일을 시작하십니다. 앞의 족보 뒤에는 노아와 홍수의 이야기가, 이 족보 뒤에는 아브람을 부르시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6. 오늘 우리에게
이 본문이 우리에게 남기는 말은 하나입니다. 사람들이 흩어진 뒤에도 하나님의 이야기는 끊기지 않고, 이름과 몇 줄로만 남은 삶들을 지나 한 사람에게 이어집니다.
오늘 본문의 르우나 스룩 같은 이름에 대해 성경은 몇 살에 아들을 낳았고 몇 해를 더 살며 자녀를 낳았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적지 않습니다. 무슨 일을 했는지, 무엇을 남겼는지 한 줄도 없습니다. 그래도 본문은 그 이름들을 빼놓지 않았고, 아브람에게 닿는 길은 바로 그 이름들을 하나씩 지나서 이어졌습니다.
우리 삶도 많은 날이 그렇게 지나갑니다. 날마다 같은 시간에 출근해 같은 일을 하고 돌아오는 날들이 있습니다. 아이를 먹이고 재우는 일만으로 하루가 다 가는 몇 해가 있고, 나이 든 부모님 곁을 지키느라 내 일은 멈춰 둔 계절도 있습니다. 그럴 때 마음 한쪽에서 ‘내 삶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몇 줄로 끝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 속 사람들의 기록도 딱 두 줄입니다. 누구를 낳았고, 그 뒤로 몇 해를 살며 자녀를 낳았다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본문은 그 두 줄을 끝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닫지 않고, 다음 이름으로 이어 갑니다. 그리고 그 이어짐 끝에서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말씀하시고, 그를 통해 ‘땅의 모든 족속’(12:3)에게 복을 약속하십니다.
본문을 읽는 우리는 이 족보가 아브람에게 닿는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평범한 하루가 무엇으로 이어질지는 지금 다 알 수는 없습니다. 르우와 스룩도 자기 이름 몇 대 뒤에 아브람이 온다는 것을 알았다고 본문은 말하지 않습니다. 이어지는 것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다만 본문은 이야기를 이어 가시는 분이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끝이 적히지 않은 열 개의 이름으로 보여 줍니다.
하루를 마칠 때, 오늘을 ‘또 이렇게 하루가 끝났다’로 덮기 전에 짧은 한 줄을 적어 두는 것도 좋겠습니다. ‘오늘도 그냥 끝나 버린 날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어 가시는 이야기 속의 하루였다.’ 내일 아침 그 한 줄을 다시 읽으면, 같은 하루를 조금 다른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흩어진 세상 속에서도 셈의 집안을 지나 아브람에게까지 이야기를 이어 가신 하나님, 우리의 평범한 날들이 아무 의미 없이 끝나는 것처럼 느껴질 때 그 이야기를 이어 가시는 분이 주님이심을 기억하게 하소서. 르우와 스룩처럼 이름 몇 줄로만 남을 것 같은 삶이라도 주님 앞에서는 끊긴 삶이 아님을 믿게 하소서. 오늘 곁에 있는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도 주님의 이야기 안에 두게 하소서. 아멘.”
🕊 사역 현장에서 이렇게 써 보세요
도입 질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이름을 아는 사람 있어?”를 묻고 아이들의 답을 들어 봅니다. 이어서 “오늘 성경에는 셈이라는 사람부터 아브람이라는 사람까지, 아버지에서 아들로, 또 그 아들로 이어진 이름이 열 개 나와. 이 이름들 사이에 빠진 말이 하나 있는데, 그걸 함께 찾아보자”라고 말하며 본문으로 들어갑니다.
활동
색종이 띠 열 장에 셈, 아르박삿, 셀라, 에벨, 벨렉, 르우, 스룩, 나홀, 데라, 아브람을 한 장에 한 이름씩 적고, 고리로 이어 종이 사슬을 만듭니다. 다 만든 뒤 5장 4~5절과 11장 12~13절을 차례로 소리 내어 읽고 “두 사람의 기록은 각각 어떤 말로 끝나지?”를 물어봅니다. 아이들이 5장에는 ‘죽었더라’가 있고 11장에는 없다는 것을 찾으면, 사슬을 들어 보이며 “이 족보는 한 사람의 끝을 적지 않고, 바로 다음 사람으로 이어져. 그 끝에 누가 있지?”라고 물어 아브람의 이름에 닿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이미지 가운데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더라’ 그림을 보여 줍니다.
적용
아이들에게 작은 카드를 나눠 주고 “나에게 좋은 것을 이어 준 사람”의 이름을 한 명 적게 합니다(예: 엄마, 할머니, 선생님). 그 아래에 그 사람에게 할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적습니다. “셈의 족보는 이름이 끊기지 않고 아브람까지 이어졌어. 하나님은 우리 곁의 사람들을 통해서도 좋은 것을 이어 주셔”라고 정리하고, 이번 주에 카드에 적은 사람에게 그 말을 직접 전해 보자고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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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셈의 족보는 이러하니라 |
![]() 삼십오 세에 셀라를 낳았고 |
![]()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
![]()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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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세기 더 깊이 ㊲ 족속과 언어와 나라대로 · 셈의 집안이 여러 갈래로 넓게 퍼진 모습을 적은 10장의 족보
Origin Bible · Mission Zed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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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고 사람이 검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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