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더 깊이 ㉝ 다시는 멸하지 아니하리니 · 사람은 그대로인데 하나님은 왜 다시 멸하지 않겠다고 하셨을까? (창세기 8:20~22)
함께 공부한 성경 이야기를 한 편씩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는 시리즈입니다. 예배·수업·SNS에 자유롭게 쓰실 수 있는 이미지도 함께 올립니다.
노아가 여호와께 제단을 쌓고 모든 정결한 짐승과 모든 정결한 새 중에서 제물을 취하여 번제로 제단에 드렸더니 여호와께서 그 향기를 받으시고 그 중심에 이르시되 내가 다시는 사람으로 말미암아 땅을 저주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사람의 마음이 계획하는 바가 어려서부터 악함이라 내가 전에 행한 것 같이 모든 생물을 다시 멸하지 아니하리니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
창세기 8:20~22
1. 방주에서 나와 노아가 처음 한 일
지난 본문에서 노아와 가족, 그리고 모든 짐승이 방주에서 나왔습니다. 하나님은 그날 “땅에서 생육하고 땅에서 번성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8:17). 오늘 본문은 그다음 이야기입니다.
방주에서 나온 노아가 처음 한 일은 집을 짓는 일도, 밭을 가는 일도 아니었습니다. 노아는 여호와께 제단을 쌓고 번제를 드렸습니다(8:20). 번제는 제물을 제단 위에서 통째로 태워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입니다. 하나님은 그 향기를 받으시고, 마음속으로 다시는 사람 때문에 땅을 저주하지 않고 모든 생물을 다시 멸하지 않겠다고 결심하십니다(8:21~22).
그런데 그 결심에 붙은 까닭이 뜻밖입니다. “…이는 사람의 마음이 계획하는 바가 어려서부터 악함이라…”(8:21). 사람이 악하기 때문에 다시는 멸하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물음이 생깁니다. 사람은 그대로인데, 하나님은 왜 다시 멸하지 않겠다고 하셨을까요?
2. 우리가 기대하는 까닭
우리는 누군가 마음을 바꾸었다는 말을 들으면, 먼저 상대가 무엇을 잘했는지 찾습니다. 화가 난 부모가 아이를 용서했다면, 아이가 잘못을 빌었거나 행동을 고쳤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오래 참던 사람이 다시 기회를 주었다면, 상대가 무언가 달라졌으리라고 여깁니다.
그 눈으로 이 본문을 읽으면 까닭은 둘 중 하나로 보입니다. 홍수를 겪은 사람들이 이제 나아졌기 때문이거나, 노아가 드린 제사가 하나님의 마음을 풀어 드렸기 때문입니다. 어느 쪽이든 하나님의 결심은 사람이 한 일에 대한 대답이 됩니다.
그러나 본문이 직접 적어 둔 까닭은 이 둘 가운데 어느 쪽과도 다릅니다. 본문은 ‘사람이 나아졌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고, ‘사람의 마음이 어려서부터 악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사에 대해서도 본문은 하나님이 그 향기를 받으셨다고만 적고, 제사 때문에 마음을 바꾸셨다고는 적지 않습니다. 본문이 든 까닭을 이해하려면 홍수가 시작되기 전으로 돌아가 보아야 합니다.
3. 조금 더 깊이 · 같은 진단, 다른 결심
답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홍수 전과 홍수 뒤에, 하나님이 사람을 보신 눈은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홍수 뒤에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달라진 것은 하나님의 결심입니다. 낮과 밤, 계절이 쉬지 않고 도는 것은 사람이 나아져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그렇게 하겠다고 정하셨기 때문입니다.
홍수가 시작되기 전, 6장 5절은 이렇게 적습니다.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함과 그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6:5). 하나님은 그다음에 사람을 땅 위에서 쓸어버리겠다고 하셨습니다(6:7).
홍수가 끝난 뒤, 8장 21절은 이렇게 적습니다. “…이는 사람의 마음이 계획하는 바가 어려서부터 악함이라…”(8:21). 두 구절을 나란히 놓으면, 사람에 대한 판단이 거의 같은 말로 적혀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계획하는 것이 악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판단 뒤에 오는 결심은 정반대입니다. 6장에서는 그 판단 때문에 쓸어버리겠다고 하셨고, 8장에서는 바로 그 판단을 까닭으로 들어 다시는 멸하지 않겠다고 하십니다.
홍수는 땅 위의 것들을 쓸어 갔지만 사람의 마음까지 바꾸지는 않았습니다. 8장 21절은 홍수가 끝난 뒤에도 사람의 마음을 두고 ‘어려서부터 악하다’고 말합니다. 바로 다음 장에는 노아가 포도주에 취하는 장면도 나옵니다(9:21). 하나님은 사람의 마음이 어떤지 모르셔서 다시 멸하지 않겠다고 하신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그렇다는 것을 아시면서, 그런 사람이 사는 땅을 계속 지키겠다고 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악하기 때문에’가 어떻게 멸하지 않을 까닭이 될까요? 거꾸로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땅이 남는 일이 사람이 나아지는 데 달려 있다면, 어려서부터 악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땅 위에 사는 한 땅은 언제든 다시 쓸려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땅이 남는 일을 사람의 마음에 맡기지 않으시고, 하나님 자신의 결심으로 정하셨습니다. 사람이 그대로인데도 다시 멸하지 않겠다고 하신 까닭은, 바로 사람이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그 결심의 열매가 22절입니다.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8:22). 씨를 뿌리고 거두는 일, 추위와 더위, 여름과 겨울, 낮과 밤이 쉬지 않고 이어지는 것은 사람이 잘해서 얻어 낸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정하신 약속입니다.
4. 낱말 풀이 · 미즈베아흐 · 레아흐 하니호아흐 · 예체르
구약 성경은 처음에 히브리어로 쓰였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히브리어 낱말 세 개를 짚어 보겠습니다.
① 제단 · 미즈베아흐(מִזְבֵּחַ). 제물을 올려놓으려고 돌이나 흙을 쌓아 만든 자리입니다. 성경에서 ‘제단’이라는 말이 처음 나오는 곳이 바로 이 8장 20절입니다. 그 뒤로 창세기에서는 아브람(뒤에 아브라함으로 이름이 바뀌는 사람)이 가는 곳마다 제단을 쌓습니다(12:7·8, 13:18). 홍수 뒤의 첫 제단은 새로 시작된 세상에서 사람이 맨 먼저 하나님께 나아간 자리입니다.
② 향기 · 레아흐 하니호아흐(רֵיחַ הַנִּיחֹחַ). 레아흐는 ‘향기’라는 뜻이고, 뒤의 하니호아흐는 ‘편안하게 하는’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대로 옮기면 ‘편안하게 하는 향기’입니다. 하니호아흐 속의 니호아흐는 ‘쉬다, 머물다’라는 뜻의 누아흐와 같은 집안 낱말입니다. 8장 4절에서 방주가 산 위에 ‘머물렀다’고 할 때도 이 누아흐가 쓰였습니다. 이 표현은 구약에서 대부분 제사 규칙을 적어 둔 레위기(17번)와 민수기(18번)에 나옵니다. 창세기에는 이 21절 한 곳뿐이고, 성경 전체에서 여기가 처음입니다. 방주가 머문 땅에서 노아가 처음 드린 제사의 향기를, 본문은 이 ‘편안하게 하는 향기’라는 말로 적었습니다. 다만 바로 이어지는 하나님의 결심에서, 본문은 그 까닭으로 이 향기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듭니다.
③ 계획 · 예체르(יֵצֶר). 8장 21절의 ‘마음이 계획하는 바’에서 ‘계획’이 이 말입니다. 본래 ‘빚어진 것’이라는 뜻으로, 마음이 빚어 내는 생각과 뜻을 가리킵니다. 2장 7절에서 하나님이 사람을 흙으로 ‘지으셨다’고 할 때의 동사 야차르(빚다)와 같은 집안 낱말입니다. 창세기에서 이 낱말은 6장 5절과 8장 21절, 두 곳에만 나옵니다. 홍수를 내리기로 하시던 자리와, 다시는 멸하지 않겠다고 하신 자리입니다. 하나님이 사람의 마음을 보신 내용이 두 자리에서 같은 낱말로 적혔습니다.
5. 한 가지 더 · 하나님의 마음
이 본문에서 마음이 나오는 것은 사람만이 아닙니다. 21절의 “그 중심에 이르시되”를 히브리어 그대로 옮기면 ‘그의 마음에 말씀하시되’입니다. 하나님이 누구에게 선언하신 것이 아니라, 마음속으로 다짐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창세기에서 하나님의 ‘마음에’라는 말이 나오는 곳이 하나 더 있습니다. 홍수 직전 6장 6절입니다.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사 마음에 근심하시고”(6:6). 여기 ‘마음에’도 히브리어로 같은 말(엘 리보, אֶל־לִבּוֹ)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두고 이 말이 쓰인 곳은 창세기에서 이 두 곳뿐입니다.
홍수 전, 하나님은 사람 때문에 마음에 근심하셨습니다. 홍수 뒤, 같은 하나님이 마음속으로 다시는 멸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본문은 두 장면을 모두 하나님의 마음 안에서 일어난 일로 적습니다. 그러니 이 약속은 사람의 악함을 가볍게 보아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그 악함 때문에 한 번 깊이 근심하셨던 바로 그 마음이 정하신 약속입니다.
6. 오늘 우리에게
이 본문이 우리에게 남기는 말은 하나입니다. 하나님이 이 세상을 붙들고 계신 것은 우리가 나아져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그렇게 하겠다고 정하셨기 때문입니다.
본문은 이 약속에 사람이 지켜야 할 조건을 적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마음을 그대로 말씀하신 바로 그 자리에서 ‘다시는 멸하지 아니하리라’고 하셨습니다. 이 약속을 붙들고 있는 쪽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우리 삶에도 ‘나는 그대로구나’ 싶은 날이 있습니다. 고치겠다고 다짐한 버릇이 오늘도 그대로 나온 날이 그렇습니다. 가족에게 또 날카롭게 말해 놓고 저녁 내내 마음이 무거운 날도, 몇 번이나 결심했던 일을 또 미룬 날도 그렇습니다. 그런 날에는 ‘이번에는 정말 끝났을지도 모른다’, ‘이런 나에게 기회가 또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듭니다.
본문이 그리는 홍수 뒤의 사람도 그대로입니다. 하나님은 홍수가 끝난 뒤에도 사람의 마음이 어려서부터 악하다고 하셨습니다(8:21). 본문은 방주에서 나왔다고 해서 마음이 새로 빚어졌다고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사람이 사는 이 땅에 낮과 밤, 여름과 겨울이 쉬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8:22).
실수한 날 밤이 지나도 아침은 옵니다. 물론 그 아침이 모든 것을 단번에 바로잡아 주지는 않습니다. 어제 한 말을 사과하고, 미룬 일을 다시 시작하는 것은 여전히 우리 몫입니다. 다만 그 일을 다시 시작할 하루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는 것은 하나님이 정하신 일입니다.
내일 아침 창문을 열거나 출근길에 하늘을 볼 때, ‘이 아침도 하나님이 약속하셔서 왔다’고 한 번 떠올려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어제의 내가 그대로였더라도, 하나님이 주신 그 아침을 받아 오늘 하루를 다시 시작하시기를 바랍니다.
“사람의 마음을 다 아시면서도 ‘다시는 멸하지 아니하리라’ 약속하신 하나님, 어제와 같은 나를 보며 낙심하는 날에도 그 약속을 기억하게 하소서. 낮과 밤이 쉬지 않는 것처럼 주님의 신실하심도 쉬지 않음을 믿게 하소서. 오늘 주신 하루 안에서,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제보다 조금 더 따뜻하게 다가가게 하소서. 아멘.”
🕊 사역 현장에서 이렇게 써 보세요
도입 질문
“어젯밤에 동생이랑 싸우고 잤는데도, 오늘 아침 해가 떴을까?”를 묻고 아이들의 답을 들어 봅니다. 이어서 “오늘 성경에는 하나님이 해가 뜨고 지는 일을 두고 하신 약속이 나와”라고 말하며 본문으로 들어갑니다.
활동
칠판에 큰 원을 하나 그리고 네 칸으로 나눕니다. 8장 22절을 함께 읽고, 아이들이 칸마다 하나씩 그림을 그리게 합니다(씨 뿌리기와 거두기, 추위와 더위, 여름과 겨울, 낮과 밤). 다 그리면 원 둘레에 화살표를 그려 ‘쉬지 않고 돈다’고 적습니다. 그다음 6장 5절과 8장 21절을 나란히 읽어 주고 “두 구절에서 사람의 마음은 똑같이 뭐라고 했지?”를 묻습니다. 아이들이 ‘악하다’를 찾으면 “맞아. 사람은 그대로였는데도 하나님은 이 원이 계속 돌게 하겠다고 약속하셨어”라고 짚어 줍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이미지 가운데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 그림을 띄워 함께 봅니다.
적용
아이들에게 작은 카드를 나눠 주고, 앞면에 해가 뜨는 그림을 그리게 합니다. 뒷면에는 “어제 잘못했어도 오늘 아침은 와요. 하나님이 약속하셨어요. 오늘은 먼저 미안하다고 말할래요”라고 함께 적습니다. 다 쓰면 카드는 각자 가방에 넣어 집에 가져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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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가 여호와께 제단을 쌓고 |
![]() 제단을 쌓는 노아 |
![]()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 |
![]() 여호와께서 그 향기를 받으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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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세기 더 깊이 ㉛ 또 칠 일을 기다려 · 감람나무 잎을 받고도 노아가 하나님의 말씀을 기다린 이야기
Origin Bible · Mission Zed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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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고 사람이 검수했습니다.
본문 글은 CC BY-NC 4.0입니다. 출처를 밝히면 비영리 목적으로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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