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더 깊이 ㉙ 오직 노아만 남았더라 · 물이 넘친 날들 동안 노아는 무엇을 했을까? (창세기 7:17~24)

창세기 더 깊이 · ㉙

함께 공부한 성경 이야기를 한 편씩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는 시리즈입니다. 예배·수업·SNS에 자유롭게 쓰실 수 있는 이미지도 함께 올립니다.

맑은 아침 햇살 아래 끝없이 펼쳐진 연한 청록빛 바다 위에 나무 방주가 홀로 고요히 떠 있고 어디에도 땅이 보이지 않는 그림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홍수가 땅에 사십 일 동안 계속된지라 물이 많아져 방주가 땅에서 떠올랐고 물이 더 많아져 땅에 넘치매 방주가 물 위에 떠 다녔으며 물이 땅에 더욱 넘치매 천하의 높은 산이 다 잠겼더니 물이 불어서 십오 규빗이나 오르니 산들이 잠긴지라 땅 위에 움직이는 생물이 다 죽었으니 곧 새와 가축과 들짐승과 땅에 기는 모든 것과 모든 사람이라 육지에 있어 그 코에 생명의 기운의 숨이 있는 것은 다 죽었더라 지면의 모든 생물을 쓸어버리시니 곧 사람과 가축과 기는 것과 공중의 새까지라 이들은 땅에서 쓸어버림을 당하였으되 오직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던 자들만 남았더라 물이 백오십 일을 땅에 넘쳤더라

창세기 7:17~24

1. 문이 닫힌 뒤의 이야기

비가 내리는 밝은 아침, 초록 들판에 차오른 물 위로 나무 방주가 떠오르기 시작하고 덤불 끝이 물 밖으로 조금 나와 있는 그림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바로 앞 16절에서 여호와께서 노아의 뒤로 방주의 문을 닫으셨습니다. 17절부터는 그 문 밖에서 일어난 일이 이어집니다. 물이 많아져 방주가 땅에서 떠오르고, 물이 더 많아져 방주가 물 위에 떠 다니고, 마침내 천하의 높은 산이 다 잠깁니다. 땅 위에서 숨 쉬던 것들은 다 죽고, 물은 백오십 일 동안 땅에 넘칩니다.

이 여덟 절은 땅 위의 모든 생물이 죽어 가는 무거운 날들을 적고 있습니다. 그 날들을 방주 안에서 지낸 노아의 이름은 23절에 단 한 번 나옵니다. 그래서 물음이 생깁니다. 물이 땅에 넘친 그 날들 동안, 노아는 무엇을 했을까요?

2. 우리가 채워 넣는 장면

이 물음에 우리는 쉽게 답을 채워 넣습니다. 노아가 짐승들에게 먹이를 주고, 가족을 다독이고, 창밖을 내다보며 기도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림책과 영화도 대개 그런 노아를 보여 줍니다. 그 장면들이 틀렸다고 할 근거는 없습니다. 방주 안에서도 하루하루의 일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채운 장면이지 본문이 적은 장면은 아닙니다. 본문은 이 날들에 대해 노아가 한 일을 하나도 적지 않습니다. 그 빈자리를 상상으로 메우기 전에, 본문이 무엇을 적었는지를 먼저 보는 편이 좋습니다. 누가 무엇을 했는지는 동사를 따라가 보면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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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금 더 깊이 · 노아에게 붙은 동사는 하나

햇살이 드는 크림색 나무 벽의 방주 안에서 흰 수염 노인이 창가 의자에 조용히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창턱에 흰 비둘기 한 쌍, 짚 위에 양 두 마리가 잠든 그림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답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7장 17~24절에서 노아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움직이는 것은 물이고, 방주는 그 물에 들려 떠다닙니다. 노아의 이름에 붙은 동사는 23절의 ‘남았더라’ 하나뿐이고, 그것도 히브리어로는 ‘남겨지다’에 가까운 수동의 꼴입니다. 그 날들의 노아를 본문은 자기 힘으로 살아남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 남기신 사람으로 적습니다.

이 여덟 절에서 누가 무엇을 하는지 차례로 보겠습니다.

물은 ‘많아지고’(17·18절), ‘넘치고’(18·19·24절), ‘불어서 오르고’(20절), 높은 산들은 그 물에 ‘잠깁니다’(19·20절).
방주는 ‘떠오르고’(17절), ‘떠 다닙니다’(18절).
땅 위의 생물은 ‘죽습니다’(21·22절).
하나님은 지면의 모든 생물을 ‘쓸어버리십니다’(23절).
노아는 ‘남았습니다’(23절).

끝까지 읽어도 노아가 무엇을 하는 동사는 하나도 없습니다. 23절에서 노아를 주어로 세우는 단 하나의 동사도, 무엇을 했다는 말이 아니라 남겨졌다는 말입니다. 6장 22절에서 노아는 “하나님이 자기에게 명하신 대로 다 준행”했고, 7장 1~16절에서는 가족과 짐승들과 함께 방주로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많은 일을 한 사람이, 문이 닫힌 뒤의 이 여덟 절에서는 한 번도 일하는 사람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23절 안에서도 동사의 짝이 분명합니다. 앞에서 하나님이 지면의 모든 생물을 쓸어버리시고, 바로 이어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던 자들이 남습니다. 이 일은 7장 4절에서 하나님이 “내가 지은 모든 생물을 지면에서 쓸어버리리라”고 미리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쓸어버리신 분이 하나님이신 그 절에서, 노아는 남겨진 쪽에 있습니다. 노아가 물을 이겨서 남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쓸어버리지 않으신 자리에 남은 것입니다.

4. 낱말 풀이 · 가바르 · 와잇샤에르 · 아크

맑은 청록빛 물 아래 깊이 산봉우리가 잠겨 있고 그 위 수면에 나무 방주가 떠 있는 그림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① 넘치매 · 가바르(גָּבַר). ‘강하다, 이기다’를 뜻하는 동사입니다. 18절 와이그베루(וַיִּגְבְּרוּ), 19절 가브루(גָּבְרוּ), 20절 가브루(גָּבְרוּ), 24절 와이그베루(וַיִּגְבְּרוּ)로 네 번 나오고, 주어는 네 번 모두 물입니다. 우리말 성경은 세 번을 ‘넘치다’로, 20절 한 번을 ‘불어서 오르다’로 옮겼습니다. 물이 땅을, 산을, 숨 쉬는 모든 것을 이겼다는 말입니다.

② 남았더라 · 와잇샤에르(וַיִּשָּׁאֶר). ‘남다’를 뜻하는 동사 샤아르가 수동(니팔)으로 쓰인 꼴로, ‘남겨지다’에 가깝습니다. 이 낱말은 성경에서 바로 이 23절에 처음 나옵니다. 노아의 이름에 붙은 동사는 이 여덟 절 안에서 이것 하나입니다.

③ 오직 · 아크(אַךְ). ‘오직, 다만’을 뜻하는 짧은 말로, 이 낱말도 성경에서 23절에 처음 나옵니다. 땅 위의 모든 것이 쓸려 간 자리에 ‘오직’ 노아와 방주에 있던 이들만 남겨졌다는 것을, 본문은 처음 쓰는 이 두 낱말로 적습니다.

5. 한 가지 더 · 물 위에 떠 있던 것

물이 이긴 날들에 방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17절을 히브리어로 읽으면 ‘물이 많아져 방주를 들어 올렸고, 방주가 땅 위로 높이 떠올랐다’입니다. 들어 올렸다는 동사는 와이스우(וַיִּשְׂאוּ)이고, 주어는 물입니다. 산을 덮고 숨 쉬는 모든 것을 죽인 그 물이, 방주에게 한 일은 들어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18절은 방주가 “물 위에 떠 다녔으며”라고 적습니다. 여기서 ‘물 위에’는 히브리어로 알 프네 함마임(עַל־פְּנֵי הַמָּיִם), 직역하면 ‘물의 얼굴 위에’입니다. 창세기에서 이 말은 두 번 나옵니다. 한 번은 여기이고, 다른 한 번은 1장 2절입니다.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창세기 1:2)

마른 땅이 드러나기(1:9) 전 처음에는, 땅을 덮은 물 위에 하나님의 영이 계셨습니다. 7장에서 물은 다시 땅을 덮고 천하의 높은 산까지 다 잠기게 하여, 땅은 처음처럼 물 아래로 들어갑니다. 본문은 두 장면이 같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히브리어로 같은 말을 씁니다(우리말 성경은 1장에서 ‘수면 위에’, 7장에서 ‘물 위에’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덮은 이번 물 위에도 덮이지 않은 것이 하나 떠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남기신 노아와 그와 함께 있던 이들을 실은 방주였습니다.

6. 오늘 우리에게

이 본문이 우리에게 남기는 말은 하나입니다. 물이 넘친 날들 동안 본문에서 노아는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하나님이 남기신 사람입니다.

노아는 방주를 짓고, 짐승을 맞아들이고, 가족과 함께 들어가는 데까지 해야 할 일을 다 했습니다. 문이 닫히고 물이 넘친 그 날들 동안에는 물과 방주의 일에 그가 손쓸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물을 줄일 수도, 방주의 길을 정할 수도 없었습니다. 본문은 그 날들의 노아를 나무라지도, 대단하게 그리지도 않습니다. 그저 하나님이 남기신 사람으로 적습니다.

우리 삶에도 손을 쓸 수 없는 날들이 있습니다. 결과를 기다리는 날, 일이 멈춘 날,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해 줄 것이 없는 날입니다. 그런 날에는 하루가 빈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물이 넘친 백오십 일도 본문에는 노아에게 아무 일 없던 날로 남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노아를 남기신 날로 남았습니다. 오늘이 그런 하루라면, 내가 해낸 것보다 하나님이 오늘도 나를 붙들어 두셨다는 것을 먼저 헤아려 보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물 위에서 노아를 남기신 하나님, 저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에도 저희를 붙들고 계심을 믿습니다. 그런 날이 길게 느껴질 때에도 그 사실을 잊지 않게 하시고, 곁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오늘을 지내게 하소서. 하루를 마칠 때 저희가 해낸 것보다 주님이 지켜 주신 것을 먼저 헤아리게 하소서. 아멘.”

🕊 사역 현장에서 이렇게 써 보세요

도입 질문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하루 종일 집 안에만 있어야 했던 날, 뭐 하고 지냈어?”를 묻고 아이들의 답을 들어 봅니다. 이어서 “오늘 성경에는 아주 오랫동안 배 안에만 있어야 했던 사람이 나와”라고 말하며 본문으로 들어갑니다.

활동
칠판에 ‘물’·‘방주’·‘하나님’·‘노아’ 네 칸을 그립니다. 7장 17~24절을 천천히 함께 읽습니다. 물이 무엇을 할 때마다(많아져, 넘치매, 불어서) ‘물’ 칸에, 방주가 무엇을 할 때마다(떠올랐고, 떠 다녔으며) ‘방주’ 칸에 표시를 하나씩 그립니다. 하나님이 무엇을 하시는 말(쓸어버리시니)이 나오면 ‘하나님’ 칸에 표시합니다. 표시는 아이들이 나와서 그리게 합니다. 다 읽은 뒤 ‘노아’ 칸을 가리키며 “노아가 한 일은 몇 개였지?”를 묻습니다. 하나도 없다는 것을 함께 확인한 뒤, 23절에서 노아에 대해 적힌 말 ‘남았더라’를 찾아 ‘노아’ 칸에 적고 “이건 노아가 한 일이 아니라, 하나님이 노아를 남겨 두신 거야”라고 말해 줍니다. 그리고 오늘의 이미지 가운데 ‘물 위에 떠 있는 방주’ 그림을 띄우고, 그 방주 안에 하나님이 남겨 두신 노아와 가족과 짐승들이 있었다고 짚어 줍니다.

적용
아이들에게 작은 카드를 나눠 주고 “내가 아무것도 못 했는데도 하나님이 지켜 주신 날”을 하나 떠올려 적거나 그리게 합니다(아팠던 날, 길을 잃을 뻔한 날, 무서웠던 밤 등). 다 쓰면 함께 “노아처럼, 하나님이 나도 지켜 주셨어요”라고 말하고, 카드는 각자 가방에 넣어 집에 가져가게 합니다.

🖼️ 오늘의 이미지 4장 · 길게 누르거나 우클릭해 저장하세요

물 위에 떠 있는 방주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물 위에 떠 있는 방주
물이 차올라 떠오르는 방주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물이 많아져 방주가 땅에서 떠올랐고
방주 안에서 기다리는 노아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오직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던 자들만
물에 잠긴 산과 방주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천하의 높은 산이 다 잠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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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 수업으로 쓰시려면
▶ 창세기 더 깊이 ㉘ 여호와께서 문을 닫으시니라 · 오늘 본문 바로 앞, 방주로 들어간 노아의 뒤로 하나님이 문을 닫으신 이야기
📖 창세기 더 깊이 ㉗ 땅이 부패하였으니 · 방주를 지으라는 말씀과 처음 나오는 언약 이야기

Origin Bible · Mission Zedero
문의 joypej@gmail.com
✍️ 이 글은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고 사람이 검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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