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더 깊이 ② 하늘을 펼치신 날 — 둘째 날만 왜 '좋다'는 말이 없을까? (창세기 1:6–8)

창세기 더 깊이 · ②

함께 공부한 성경 이야기를 한 편씩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는 시리즈입니다. 예배·수업·SNS에 자유롭게 쓰실 수 있는 이미지도 함께 올립니다.

물 한가운데가 갈라지며 하늘 공간이 열리는 둘째 날 (창세기 1:6-7)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하나님이 이르시되 물 가운데에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라 하시고, 하나님이 궁창을 만드사 궁창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로 나뉘게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둘째 날이니라.

— 창세기 1:6–8

1. 빛은 생겼지만, 아직 하늘이 없었다

빛은 비치지만 위아래 구분 없이 온통 물뿐인 세계 (창세기 1:5-6)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첫째 날이 끝난 자리를 상상해 보면 좀 이상합니다. 빛이 있고 낮과 밤이 갈렸는데, 아직 하늘이 없습니다. 땅도 없고, 발 디딜 곳도 올려다볼 곳도 없습니다.

남아 있는 것은 뿐입니다. 첫째 날 본문이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라고 적었던 그 물이 여전히 위아래 구분 없이 뒤덮고 있습니다. 빛이 비치지만, 그 빛이 닿는 곳은 끝없는 수면입니다.

고대 근동 사람들에게 끝없는 물은 삶을 삼키는 힘이었습니다. 홍수가 나면 마을이 사라졌고, 옛 이야기에서 바다는 흔히 신들과 싸우는 괴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창세기는 그 물을 괴물로 그리지 않습니다. 물은 하나님이 다루시는 재료일 뿐, 싸울 상대가 아닙니다.

2. 물 한가운데를 갈라 공간을 여시다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물 가운데에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라.”

히브리어 원문은 첫째 날과 똑같은 형태로 시작합니다. 첫째 날이 예히 오르(יְהִי אוֹר, 빛이 있으라)였다면, 둘째 날은 예히 라키아(יְהִי רָקִיעַ, 궁창이 있으라)입니다.

이번에는 그다음이 다릅니다. 첫째 날에는 “빛이 있었고”로 곧장 이어졌지만, 둘째 날에는 하나님이 무언가를 ‘만드셨다’고 적습니다. “하나님이 궁창을 만드사.” 여기 쓰인 동사가 와야아스(וַיַּעַשׂ)입니다. ‘만들다’라는 뜻의 동사 עשׂה 가 창세기에서 처음 나오는 자리가 이 절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궁창이 한 가지 일을 합니다. 물을 위아래로 갈라 놓는 일입니다. 하나로 뭉쳐 있던 물이 둘로 갈리고, 그 사이에 빈 공간이 생겼습니다.

이 빈 공간이 둘째 날의 결과물입니다. 하나님은 채워 넣으신 것이 아니라 자리를 비워 두셨습니다. 나중에 새가 날고 비가 내릴 자리를 하루 들여 마련하신 것입니다.

3. 조금 더 깊이 — 둘째 날에만 ‘좋다’는 말이 없는 이유

셋째 날 물이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러남 (창세기 1:9-10)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창세기 1장을 천천히 읽다 보면 걸리는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하나님은 날마다 지으신 것을 보시고 좋다고 하십니다. 첫째 날에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창세기 1:4)라고 적힌 뒤, 셋째 날부터 여섯째 날까지 같은 말이 되풀이됩니다.

그런데 둘째 날에는 그 말이 아예 없습니다. 궁창을 만드시고 하늘이라 이름까지 붙이셨는데, ‘좋다’는 평가가 나오지 않습니다. 실수로 빠진 것일까요?

바로 다음 날을 보면 실마리가 보입니다. 셋째 날에는 그 말이 두 번 나옵니다. 뭍이 드러났을 때 한 번(창세기 1:10), 땅이 풀과 나무를 냈을 때 또 한 번(창세기 1:12)입니다. 한 번은 둘째 날 몫으로 밀린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둘째 날의 일이 그날 안에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읽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하나님은 물을 위아래로 나누셨지만, 아래쪽 물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그 일은 셋째 날에 일어납니다(창세기 1:9). 물을 다루는 작업이 이틀에 걸쳐 진행된 셈입니다.

조심할 것이 있습니다. 성경은 둘째 날이 나빴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좋다는 평가가 빠져 있을 뿐, 잘못됐다는 말은 없습니다.

4. 라키아 — 두들겨 편 넓은 면

넓게 펼쳐진 하늘 아래 놓인 바다와 땅 (창세기 1:8)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궁창’은 오늘 우리가 쓰지 않는 말이라 낯섭니다. 히브리어로는 라키아(רָקִיעַ)입니다. 어근 רקע 는 두들겨서 얇고 넓게 펴다라는 뜻으로, 대장장이가 금속 덩어리를 망치로 두들겨 넓은 판을 만드는 모습에서 온 말입니다.

그러니까 라키아는 넓게 펼쳐진 면입니다. 영어 성경의 ‘firmament’는 그리스어 스테레오마(στερέωμα)를 라틴어로 옮긴 데서 왔습니다.

둘째 날에는 첫째 날의 낱말이 하나 되돌아옵니다. 6절의 마브딜(מַבְדִּיל)과 7절의 와야브델(וַיַּבְדֵּל)입니다. 둘 다 어근 ב־ד־ל 의 사역형으로 ‘갈라 구분하다’라는 뜻이며, 첫째 날 빛과 어둠을 나누실 때 쓰인 바로 그 동사입니다. 창조는 같은 손짓의 반복입니다.

7절 끝에는 새 표현이 붙습니다. 와예히 켄(וַיְהִי־כֵן), “그대로 되니라”입니다. 창세기 1장에서 처음 나오는 자리가 여기이고, 이후 여러 번 반복됩니다. 말씀과 실제 사이에 어긋남이 없다는 뜻입니다.

5. 하늘이라 부르시니라

둘째 날은 이름 짓기로 끝납니다. “하나님이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시니라.”

첫째 날에도 하나님은 이름을 부르셨습니다. 빛을 ‘낮’, 어둠을 ‘밤’이라 하셨습니다. 이번에는 방금 열어 두신 빈 공간에 ‘하늘’이라는 이름을 주십니다. 이름을 받았다는 것은 제자리를 얻었다는 뜻입니다.

6. 오늘 우리에게

둘째 날은 눈에 보이게 채워진 것이 없는 날입니다. 만들어진 것은 공간 하나뿐이고, ‘좋다’는 말도 듣지 못한 채 저물었습니다.

우리 삶에도 그런 시간이 있습니다. 열심히 지냈는데 손에 잡히는 결과가 없는 시기, 준비만 하다가 끝난 것 같은 한 해. 그럴 때 우리는 쉽게 “오늘은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결론 내립니다.

그러나 둘째 날이 없었다면 셋째 날도 없습니다. 비워 두는 일도 창조의 하루였습니다. 눈에 보이는 열매가 없었을 뿐, 그날 하나님은 쉬지 않으셨습니다.

셋째 날에 ‘좋다’가 두 번 나왔습니다. 밀린 인정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지나는 시간이 아직 ‘좋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자리라 해도, 그것이 그 시간을 실패로 만들지는 않습니다.

“공간을 여시는 하나님, 제 삶에도 아직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은 자리가 있습니다. 그 자리가 버려진 곳이 아니라 주님이 마련하고 계신 자리임을 믿습니다. 오늘 눈에 보이는 열매가 없어도, 주님이 일하고 계심을 신뢰하게 하소서. 아멘.”

🕊 사역 현장에서 이렇게 써 보세요

도입 질문
“하늘이 없으면 뭐가 못 살까?” 새, 구름, 비, 숨 쉬는 우리까지 아이들이 하나씩 꺼내 놓게 합니다. 그다음 “그 하늘은 언제 생겼을까?”로 둘째 날 이야기에 들어갑니다.

활동
파란 천이나 종이 두 장을 겹쳐 두고 두 번째 이미지(온통 물뿐인 세계)를 띄웁니다. “물과 물로 나뉘라” 한 마디와 함께 두 장을 위아래로 벌려 공간을 만들고, 첫 번째 이미지로 넘깁니다. 벌어진 그 틈이 하늘이라고 알려 줍니다.

적용
세 번째 이미지를 띄우고 “둘째 날에는 아직 ‘좋다’는 말이 없었어”라고 알려 준 뒤, “지금 나에게 아직 다 안 끝난 일은 뭘까?”를 나눕니다. 끝을 재촉하지 말고, “하나님은 그 하루도 세고 계셨다”로 마칩니다.

⬇ 오늘의 이미지 4장 — 자유롭게 내려받으세요

온통 물뿐인 세계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아직 하늘이 없던 자리
물 가운데가 갈라지며 공간이 열림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물과 물로 나뉘라
넓게 펼쳐진 하늘 아래 바다와 땅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시니라
셋째 날 물이 모이고 뭍이 드러남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셋째 날 — 뭍이 드러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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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joypej@gmail.com
✍️ 이 글은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고 사람이 검수했습니다.
본문 글은 CC BY-NC 4.0 — 출처를 밝히면 비영리 목적으로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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