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더 깊이 ⑪ 혼자는 좋지 않다 · 돕는 배필은 아래에 있는 자리인가요? (창세기 2:18~20)

창세기 더 깊이 · ⑪

함께 공부한 성경 이야기를 한 편씩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는 시리즈입니다. 예배·수업·SNS에 자유롭게 쓰실 수 있는 이미지도 함께 올립니다.

짐승과 새로 가득 찬 저녁 들판 한가운데 사람 하나가 혼자 서 있다 (창세기 2:18)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각종 들짐승과 공중의 각종 새를 지으시고 아담이 무엇이라고 부르나 보시려고 그것들을 그에게로 이끌어 가시니… 아담이 모든 가축과 공중의 새와 들의 모든 짐승에게 이름을 주니라 아담이 돕는 배필이 없으므로…

창세기 2:18~20

1. 일곱 번 “좋았더라” 하신 분이 처음으로 다른 말씀을 하신다

짐승들이 저마다 짝을 지어 쉬는 풀밭 한쪽에 사람 하나가 홀로 앉아 있다 (창세기 2:18)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창세기 1장을 읽다 보면 같은 말이 계속 돌아옵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세어 보면 1장 안에 일곱 번 나옵니다. 4절, 10절, 12절, 18절, 21절, 25절, 그리고 31절입니다. 마지막 31절은 앞의 여섯 번보다 한 걸음 더 나갑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1장 31절)

여기까지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지으시고 보시고 좋다 하시고, 또 지으시고 보시고 좋다 하시고. 창조 이야기의 리듬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2장 18절에서 그 리듬이 깨집니다. 하나님이 처음으로 “좋지 아니하니”라고 하십니다.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무엇이 좋지 않다고 하셨는지 보십시오. 사람이 잘못한 일이 아닙니다. 아직 죄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좋지 않다고 하신 것은 사람이 혼자라는 사실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그 자리를 채울 이를 말씀하십니다. “돕는 배필”입니다.

2. 그런데 ‘돕는 배필’이라는 말에서 걸린다

이 대목을 읽다가 마음이 불편해지는 분이 계십니다. 걸리는 것은 대개 낱말입니다.

‘돕는’이라는 말은 우리말에서 곁에서 거드는 일을 가리킵니다. 심부름을 돕고, 설거지를 돕습니다. 주된 일을 하는 사람이 따로 있고, 돕는 사람은 그 옆에 섭니다.

‘배필’은 짝이라는 뜻인데 요즘은 잘 쓰지 않는 말이라 뜻이 흐릿합니다.

그래서 두 낱말을 붙여 놓으면 이런 그림이 그려집니다. 주인공이 있고, 그 옆에서 거드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그림입니다.

걸리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19절이 이상합니다.

하나님은 방금 사람이 혼자인 것이 좋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절에서 하시는 일은 짐승과 새를 지어 사람에게 데려오시는 일입니다. 사람이 혼자라는 문제에 짐승이 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이 그것을 모르셨을 리도 없습니다.

그러면 19절은 왜 여기 있을까요. 그리고 ‘돕는 배필’은 정말 아래에 있는 자리를 가리키는 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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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금 더 깊이 · 아래에 선 자리가 아니라 마주 선 자리

사람 하나가 무릎을 굽혀 사슴 한 마리와 눈높이를 맞추고 마주 보고 있다 (창세기 2:19)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세 낱말을 차례로 보겠습니다. 세 낱말이 모두 우리말보다 좁고 분명합니다.

첫째, “좋지 아니하니”입니다.

히브리어로 로 토브(לֹא־טוֹב)입니다. 1장에서 일곱 번 나온 ‘좋다’에 부정어를 붙인 말입니다.

창세기 오십 장을 전부 훑어 세어 보았습니다. 이 표현이 창세기에 나오는 것은 2장 18절 한 번뿐입니다. 창세기 전체에서 하나님이 무엇을 두고 좋지 않다고 하신 것은 이 한 번입니다.

그러면 그 한 번이 무슨 뜻일까요. 1장의 ‘좋았더라’가 언제 나왔는지를 보면 짐작이 됩니다. 그 말은 그날의 일이 다 이루어졌을 때 나왔습니다. 빛을 만드시고 좋았더라, 물을 모으시고 좋았더라입니다.

그러니 “좋지 아니하니”는 망가졌다는 말이 아닙니다. 아직 다 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사람이 혼자인 상태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완성이 아니었습니다.

둘째, “돕는”입니다.

히브리어로 에제르(עֵזֶר)입니다. 이 낱말이 아래를 가리키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성경이 이 낱말을 누구에게 쓰는지 보면 됩니다.

히브리 성경 서른아홉 권을 전부 훑어 세어 보았습니다. 이 낱말이 가장 많이 나오는 책은 시편이고, 시편 안에만 스물다섯 곳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를 읽어 보겠습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시편 121편 1절부터 2절)

여기서 ‘도움’이 바로 그 낱말입니다. 사람이 위를 향해 부르는 자리에 놓여 있습니다.

이름에도 들어갑니다. 모세의 둘째 아들 이름이 엘리에셀인데, 이 이름은 ‘내 하나님’과 ‘도움’을 붙인 말입니다. 출애굽기가 그 뜻을 그대로 적어 둡니다.

“…이는 내 아버지의 하나님이 나를 도우사 바로의 칼에서 구원하셨다 함이더라” (출애굽기 18장 4절)

그러니 에제르는 낮은 자리를 가리키는 낱말이 아닙니다. 성경에서 이 낱말로 불리는 분은 하나님이신 경우가 흔합니다. 참고로 창세기 오십 장 안에서 이 낱말이 쓰인 곳은 2장 18절과 20절, 두 곳뿐입니다.

셋째, “배필”입니다.

여기가 이 대목의 열쇠입니다. 히브리어로 케네그도(כְּנֶגְדּוֹ)입니다.

이 낱말은 세 조각으로 되어 있습니다. ‘…같이’를 뜻하는 케, ‘맞은편’을 뜻하는 네게드, 그리고 ‘그의’를 뜻하는 꼬리입니다. 이어 붙이면 “그와 마주 선 것같이”가 됩니다.

네게드가 어떤 말인지는 우리가 잘 아는 구절에 남아 있습니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시편 23편 5절)

여기 ‘목전’이 그 낱말입니다. 마주 보는 앞자리라는 뜻입니다. 위도 아니고 아래도 아닙니다.

그런데 이 케네그도가 얼마나 드문 말이냐 하면, 히브리 성경 서른아홉 권을 전부 세어 보아도 딱 두 곳에 나옵니다. 창세기 2장 18절과 2장 20절입니다. 성경 전체에서 이 낱말이 놓인 자리가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이 단락뿐이라는 뜻입니다.

성경은 이 한 사람을 가리키려고 다른 데 쓰지 않는 말을 따로 꺼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하나님이 좋지 않다고 하신 것은 사람이 혼자라는 사실이었고, 그 자리를 채우라고 두신 이를 부르실 때 쓰신 말은 ‘아래에서 거드는 이’가 아니라 ‘마주 선 이’였습니다. 2절에서 걸렸던 것이 여기서 풀립니다.

4. 낱말 풀이 · 좋지 아니하니 · 돕는 · 배필 · 보시려고

짐승과 새들이 줄지어 다가오고 사람 하나가 두 손을 펴 맞이하고 있다 (창세기 2:19-20)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① 좋지 아니하니 · 로 토브(לֹא־טוֹב). 부정어 로(לֹא)에 ‘좋다’를 뜻하는 토브(טוֹב)를 붙인 말입니다. 창세기 오십 장에서 2장 18절 한 곳에만 나옵니다.

② 돕는 · 에제르(עֵזֶר). ‘도움’이라는 뜻의 명사입니다. 아랫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고, 성경에서는 하나님을 이 낱말로 부르는 자리가 여럿 있습니다. 창세기에는 2장 18절과 20절 두 곳뿐입니다.

③ 배필 · 케네그도(כְּנֶגְדּוֹ). ‘맞은편’을 뜻하는 네게드(נֶגֶד)에 앞뒤로 조각을 붙인 말입니다. 히브리 성경 전체에서 창세기 2장 18절과 20절 두 곳에만 나옵니다. 우리말 성경들이 ‘배필’, ‘돕는 자’, ‘짝’ 등으로 저마다 다르게 옮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옮길 만한 짝이 되는 낱말이 마땅치 않습니다.

④ 보시려고 · 리르오트(לִרְאוֹת). ‘보다’를 뜻하는 라아(רָאָה)에서 나온 꼴입니다. 19절에서 하나님이 짐승을 이끌어 오신 이유가 이 한 낱말에 담겨 있습니다. 확인하려고 데려오신 것이 아니라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 보시려고 데려오셨습니다.

5. 하나님은 답을 먼저 말해 주지 않으셨다

이제 2절에서 이상하다고 했던 19절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하나님은 짐승과 새를 흙으로 지으셨습니다. 지난 편에서 본 대로, 사람을 지으실 때 쓰신 재료와 동사가 똑같습니다. 그러니 19절의 짐승들은 사람과 아주 가까운 것들입니다.

그 가까운 것들을 하나님이 사람 앞으로 이끌어 오십니다. 그리고 본문은 그 이유를 적어 둡니다. “…아담이 무엇이라고 부르나 보시려고…”입니다.

사람은 하나씩 마주 봅니다. 보고, 이름을 붙이고, 다음 것을 봅니다. 20절이 그 결과를 알려 줍니다.

“아담이 모든 가축과 공중의 새와 들의 모든 짐승에게 이름을 주니라 아담이 돕는 배필이 없으므로…”

이름은 다 붙였는데 마주 설 상대는 없었습니다. 하나하나 다 보고 나서야 그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여기서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답을 먼저 말해 주지 않으셨습니다. 혼자라는 것을 말로 알려 주시는 대신, 사람이 직접 겪어서 알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20절의 마지막 문장이 무겁습니다. 이 문장은 사람이 무엇을 못 찾았는지가 아니라, 사람이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를 알려 줍니다. 3절에서 얻은 답이 여기서 한 번 더 확인됩니다. 사람에게 필요했던 것은 거들어 줄 손이 아니라 마주 볼 얼굴이었습니다.

6. 오늘 우리에게

이 대목이 오늘 우리에게 묻는 것은 한 가지입니다. 내가 옆 사람을 어느 자리에 두고 있는가입니다.

우리는 사람을 자주 위아래로 놓습니다. 교실에서는 가르치는 쪽과 배우는 쪽으로, 집에서는 챙기는 쪽과 챙김을 받는 쪽으로 놓습니다. 그렇게 놓고 나면 ‘돕는다’는 말이 곧 ‘아래에서 거든다’는 말이 되어 버립니다.

그런데 성경이 맨 처음 ‘돕는 이’를 말할 때 쓴 낱말은 마주 선 자리였습니다. 보려면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자리입니다. 키가 다르면 한쪽이 무릎을 굽혀야 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이번 주에 누군가를 도우실 일이 있다면, 돕기 전에 그 사람의 얼굴을 한 번 마주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아이에게든 어른에게든 같습니다. 도움은 위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마주 본 자리에서 건너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사람에게 주신 첫 선물이 그런 자리였습니다.

“사람이 혼자인 것을 좋지 않다 하신 여호와 하나님, 주께서 저희를 마주 설 자리에 두신 것을 기억하게 하소서. 곁에 있는 사람을 아래에 두고 바라보는 마음을 고쳐 주시고, 돕기 전에 먼저 그 얼굴을 보게 하소서. 저희가 서로에게 거드는 손이 아니라 마주 보는 얼굴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사역 현장에서 이렇게 써 보세요

도입 질문
먼저 “누가 나를 도와줬던 일, 하나만 말해 볼까?”를 묻고 몇 사람의 대답을 칠판에 적습니다. 그다음 “그때 그 사람은 어디에 서 있었어? 내 앞이었을까, 내 뒤였을까?”를 이어서 묻습니다. 대답을 정리하지 말고 그냥 두고 창세기 2장 18절을 함께 읽습니다.

활동
사람과 사슴이 마주 본 이미지를 띄우고 “이 사람은 왜 무릎을 굽혔을까”를 묻습니다. 답이 나오면 둘씩 짝을 지어 마주 보고 서서 눈높이를 맞추게 합니다. 키가 다른 짝은 한 사람이 무릎을 굽혀야 합니다. 그 상태로 “오늘 제일 힘들었던 일”을 한 문장씩 주고받게 합니다.

적용
짐승들에게 이름을 붙이는 이미지를 띄우고 “이름을 다 지었는데 아담은 왜 아직 혼자였을까?” 하나만 묻고 마칩니다. 도입 때 칠판에 적어 둔 대답을 옆에 두면 아이들이 스스로 이어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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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과 새로 가득 찬 저녁 들판 한가운데 사람 하나가 혼자 서 있다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다 채워진 세상, 혼자인 사람
짐승들이 저마다 짝을 지어 쉬는 풀밭 한쪽에 사람 하나가 홀로 앉아 있다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사람 하나가 무릎을 굽혀 사슴 한 마리와 눈높이를 맞추고 마주 보고 있다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마주 보는 자리
짐승과 새들이 줄지어 다가오고 사람 하나가 두 손을 펴 맞이하고 있다 · 오리진 바이블 무료 성경 이미지
이름을 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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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 Bible · Mission Zed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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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고 사람이 검수했습니다.
본문 글은 CC BY-NC 4.0입니다. 출처를 밝히면 비영리 목적으로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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